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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록

너에게 보여주고 픈 길, 엄마와 딸의 성장이야기

by 에일린봄봄 2022. 8. 28.

김항심

여성학 전공자이다. 부모교육. 성평등교육 강사이다. 읽기와 쓰기를 좋아한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무수한 길들과 깨끗한 문장들 위를 계속 걷고 싶다고 말이다.

 

출판사 : 책구름

총페이지 : 208페이지

출간일 : 2022.06.30

분류 : 에세이

책의 목차

프롤로그

 

1부 걷는 일과 사는 일은 똑 닮았다.

2부 내 다리로 걸어야 하듯 내 삶도 내가 사는 거야

3부 기쁘게 걷다 보면 그곳에 도착하게 돼

4부 평범한 하루를 기적처럼 사는 이가 순례자야

 

에필로그

마흔여섯의 산티아고

마흔여섯 살 엄마와 열네 살에 스스로 학교를 나온 둘째 딸 태윤이와 함께 한 달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이야기이다.

딸은 스스로 학교를 나와 중등, 고등 검정고시를 끝냈다. 본인의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딸은 본인 스스로 이런 선택을 했지만 어느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다. 자신의 방에서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휴대폰만 붙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엉엉 울면서 말했다. 자신이 자퇴한 사실이 평생 자신의 꼬리표가 될까 봐, 그래서 성공하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두 달뒤 엄마와 딸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원래도 저자인 엄마의 '버킷리스트'였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갑작스럽게 실천하게 될 줄은 못했지만 최고의 선택이었다. 저자와 딸이 선택한 길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도 가장 보편적인 길이었다. 프랑스 국경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해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약 800킬로미터의 여정이다.

 

엄마와 딸은 이 길을 걸으며 새로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엄마는 이 길에서 딸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겸손하게 걸을 수밖에 없는 이 순례길에서 사회에서의 직위, 부, 나의 성향 등등은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가지고 갈 수도 없었다. 최소한의 것 만을 가지고 갈 수 있다. 그 누구도 대신 걸어주지 못한다. 엄마가 딸을 대신해 걸어 줄 수도 없었고, 딸이 엄마를 대신해서 걸어 줄 수도 없었다. 자기 앞에 펼쳐진 길은 자신이 직접 걸어야 한다. 그러면서 엄마는 딸에게 자신의 삶 또한 스스로가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순례길을 걷다 보면 '언제 끝이 나오나'  '끝이 나오기는 할까' '내가 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순간들이 온다. 하지만 기쁘게 걷다 보면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는 것 또한 배우게 된다. 

 

걷는다는 것이 삶에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엄마는 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그렇게 딸과의 여행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걷다 보면 몸과 마음에 힘이 생긴다. 그 힘은 다시 본인의 삶으로 돌아왔을 때 다시금 나아갈 힘의 연료가 되어준다. 침묵 속에서 걷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바라보게 되고 그렇게 자신의 딸도 자신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듣기를 바랐다. 

내 마음을 끌었던 구절들

"쉬어야 할 때라는 신호가 자꾸 왔다. 걸어야 할 때가 있다면 쉬어야 할 때도 있다. 그걸 잘 알아차리는 것도 자기를 보살피는 중요한 과정이다. 잘 걷는 것보다 어쩌면 마음이 보내오는 이 'STOP' 신호를 잘 따라야 한다. 무시하면 언제든 티가 난다."

-25p.-

 

"길 위에 갈색의 둥그런 것들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봤더니 달팽이다. 죽은 껍질인가 싶어 손으로 살짝 건드려봤는데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너희도 너희의 길을 가고 있구나. 하늘 아주 높은 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면 우리도 저 달팽이처럼 보이겠지. 달팽이도 우리도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각자의 길을 우직한 발걸음으로."

-190p.-

 

"산티아고 길의 끝은 내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멀리까지 와서야 비로소 만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도착지에 있을 조금 더 나은 자신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걷기를 끝내고 돌아갈 때는 자기보다 더 멋진 자기를 데리고 돌아가게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가장 많은 대화를 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침묵 속에서 끝도 뵈지 않는 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마음속에 눌러 놓은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483p.-

책을 읽은 후 나의 마음

산티아고 순례길은 꼭 종교 때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걷고 싶어 하는 길이 아닌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저자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남편과 내 강아지와 함께 이 길을 걸어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산티아고에서 만날 고생들도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 같다. 그러면서 아직 언제 가겠다는 계획도 없는 이 여행을 포기해야 할까 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게 포기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여기에 나온 표현대로 '내 두 발'로 직접 걷고 포기를 하든 끝까지 걷든 할 것이다.